변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요령
임금님의 대변을 매화' 라고 한다. 그래서 임금님의 변기를 매화틀 또는 매우틀 이라고 불렀다. 이 매화틀은 의자식의 좌변기로 'ㄷ'자 모양에 높이는 30cm 정도이고 빨간 우단으로 나무틀 위를 쌌으며, 나무틀 밑에 구리그릇을 놓아 거기에 대변을 받았다고한다.
나인이 '미리매추' 라 하여 볏짚을 잘게 썰어 매화틀 속에 뿌려서 임금님께 가져가면, 그 위에 일을 보게 되는데, 이것을 측근 나인이 왕실 전용 병원인 전의감에 보낸다. 전의는 대변상태를 살피고심지어 맛까지 보면서 임금님의 건강상태를 점검했다고 한다.
대변의 맛까지 봐야 했던 의사의 고충을 그 누가 알아 주겠습니까? 더구나 설사로 진흙 같은 변을 볼 때는 죽을 맛이었으리라. 변비라도 걸려 임금님께서 변을 못 볼 때야 맛볼 필요도 없으니 좋았겠지만 변비가 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었을 테니, 이 또한 엄청난 고충이었을 것이다.
대변의 색, 형태 등은 섭취한 음식물이나 생리현상, 또는 질병에따라 달라진다. 몸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변의 색깔이나 모양, 냄새만으로도 자신의 몸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변비를 일으키는 몇가지 요인
변비는 대장에 수분이 없거나 대장이 운동을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따라서 식사 및 배변이 불규칙할 때, 스트레스가 심할 때 잘 나타난다. 또 여성일 경우 생리 때 일시적으로 피가 모자라 변비가 되기 쉽다. 물론 제산제, 하제, 신경안정제 등을 장기 복용할 때도 많이 나타난다.
그 밖에도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 신경계 질환, 과민성 대장증후군, 대장게실 등의 소화기 질환이 있을 때도 잘
나타나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장, 직장암 등에 의해서도 발생하므로 변비라고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꽉 조이는
속옷을 입거나 심하게 다이어트를 오래 하면 대장의 움직임이 둔해져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변비를 정의상 대별하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변이 항상 건조하고 배출하기 어려운 것을 비결' 이라 하며,
며칠씩 막혀 나오지 않고 복부가 더부룩한 것을 '불통' 이라고 한다. 또 변비를 원인별로 나누면 대개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 장에 열이 쌓여 이루어진 것을 열비' 라고 하며 변비와 함께 구취가 심하다.
● 장기능 감퇴에 의해 이루어진 것을 냉비라 하며 변이 점성을띠는 게 특징이다.
● 신경성으로 습관적인 변비로 고생하는 것을 기비 라 하며, 생활환경에 따라 그 정도가 심해지기도 한다.
● 전신기능이 허약해져서 변을 배출하기 어려워 이루어진 변비를허비' 라고 하는데, 이때는 전신 무기력증과 권태를
동반하기도한다.
● '이완성 변비' 가 있다. 대장운동이 약해서 오는 변비다. 노화 때,허약 체질로 위장관이 하수된 때, 갑상선 호르몬
부족 때 많이 나타난다. 손으로 좌측 복부를 만져보면 변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 경련성 변비가 있다. 대장이 흥분돼 경련이 일어나고 변이 밖으로 나가지 못해서 오는 변비다. 가스가 차고 복통,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치료 효과가 좋지 않다.
● '직장형 변비가 있다. 변이 직장에 걸려 더 이상 배출되지 않아서 오는 변비다. 괄약근과 이를 지배하는 신경구조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변비의 종류에 따른 증상과 처방
대장 질환 중 하나인 변비에는 실증과 허증이 있다. 실증에는 열증 변비가 있는데 이 경우는 열이 많아서 생긴 변비
이다. 특징적 증세는 다음과 같다.
● 항문 끝이 화끈화끈 불로 지져대는 듯한 작열감을 느낀다.
● 복부가 더부룩하고 배꼽 아래가 아픈데 문질러주려고 하면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 소변이 농축되어 붉고 진하며 지린내가 심하다.
● 열이 심하거나 손발에 땀이 많다.
● 번조증에 의해서 갈증을 느끼며 찬물을 마시려고 한다.
● 설태는 누렇고 두텁고 건조하며, 심하면 혓바늘이 돋기도 한다.
이때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체력이 좋은 경우에는 대황가루 2g을 거름통 있는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로 우려내
먹고, 체력이 약한 경우에는 마자인가루와 쌀가루를 1:10으로 섞어 죽을 쒀 먹는다.
한편 허증 변비 중에는 장내의 진액이 허해진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수분이 모자라 자연히 변비가 되어 며칠에
한 번씩 배설하게 된다. 허증 변비의 경우, 오랫동안 변이 고이다 보니 탁기가 역상하여 입냄새가 심해지고 머리가 어찔거리며, 입이 마르고 목 속까지 건조해진다.
『동의보감』에는 대체로 노인, 허약한 사람, 음장인(陰臟人), 산후병을 앓은 뒤, 땀을 많이 흘린 뒤, 소변을 지나치게
많이 보는 사람, 피가 많이 부족한 사람, 출혈을 많이 한 사람, 그리고 몹시 토했거나 설사한 사람에게 흔히 변비증이
생긴다고 했다.
『동의보감』에는 대변과 함께 소변도 잘 통하지 않는 것을 '음양관격' 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삼초' 의 기능 장애로
온 병이라고 했다.
이 때는 하수오 12g을 물 Occ로 끓여 마신다. 하수오는 장을 윤활하게 축여주어 대변을 통하게 하는 작용이 강한
약재다.
아침 물 한잔, 아침 식사 규칙적으로 하자
변비에는 다양한 형태와 증상이 있지만 그 해결책은 별반 다르지 않다. 생활 속에서 병행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변비에는 해조류, 발효식품, 땅콩이나 호도, 잣 같은 견과류가 무척 좋다. 또 아욱의 씨인 동규자로 차를 끓여 마시거나 혹은 꿀차나 녹차가 좋다. 그 중에서도 특히 좋은 음식들을 소개한다.
● 고구마가 좋다. 주성분인 세라핀과 섬유소가 변통을 부드럽게 해준다. 껍질째 먹어야 한다. 식물섬유나 세라핀은
껍질 부분에 많고, 또 껍질에 들어 있는 미네랄이 당분의 이상발효를 억제해주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속쓰림 증상이 없다.
● 사과도 좋다. 펙틴 성분은, 변비일 때는 수분을 함유하여 변을 부드럽게 해준다. 사과 2개 분량을 껍질째 갈아 매일 아침 공복에차게 해서 마신다.
● 무도 좋다. 리그닌이라는 식이섬유는 소화물의 장내 통과 시간을 단축시켜준다.
● 알로에가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노회' 라고 했는데, 장 연동운동을 항진시켜준다. 생잎의 즙을 1~2티스푼씩
먹는다. 단, 월경중이거나 임신중에는 금한다.
● 육종용이라는 약재도 좋다. 성기능이 현저히 저하되는 연령층의변비에 권할 만하다. 1일 20g씩 물 300℃로 차처럼 끓여 마시면된다.
그런가 하면 기상 후 찬물 한 잔도 좋다. 하지만 아침에 마시는 냉수는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나 좋지, 허약하거나 몸이 찬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자기 전에 찬 우유 한 잔을 마시도록 한다. 이때 우유에 식초를 타서
요구르트처럼 걸쭉하게 만들어 꿀을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 특히 뚱뚱한 타입, 지성 피부 타입, 몸이 잘붓는 타입에
좋으며, 얼굴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효과가 크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 3명 중 2명은 아침에 배변을 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으면 위장내 반사운동이 일어나지 않아 변비에 잘 걸린다. 하루중 아침식사를 하고 10분 후에 가장 변의를 많이 느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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